in 리뷰

문학과 애니메이션, 상상의 경계를 넘다

‘클래식 렉처 콘서트-천재문학가, 애니메이션 거장을 만나다 <하루키&미야자키 하야오>’

다감이 이하영

다감이 이하영

현대예술회관 대공연장 포스터

책 속에서 갇혀있던 ‘문학’이 클래식을 만나 생동감 넘치는 볼거리가 된다면? 스크린 속에서만 움직이던 애니메이션 속 음악이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와 더불어 ‘듣는 영화’로 바뀐다면?
전혀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문학과 애니메이션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전혀 색다른 공연으로 태어났다. ‘클래식 렉처 콘서트-천재 문학가, 애니메이션 거장을 만나다 <하루키&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문학의 거장 하루키의 대표작과 이와 관련한 클래식 음악을 안내하며, 세계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 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속 음악을 선보이며 이들 작품에 대한 이해와 친숙한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2월 24일 현대예술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지난 2014년 첫 공연 후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첫 시즌 당시 실내악으로 구성되었으나 이번 울산 공연에서는 규모를 확대한 오케스트라의 무대로 보다 풍성한 연주와 진화된 사운드로 공연의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휘자 안두현의 해설로 단순히 듣고 보는 공연을 넘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클래식 렉처 콘서트’란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는 콘서트를 말한다. (렉처 lecture:강의, 강연) 기존 클래식 공연이 배경지식이 없으면 어떤 곡인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면, 클래식 렉처 콘서트는 클래식에 대한 배경지식을 넓히고 보다 친숙하게 곡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열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호평과 관심을 받고 있다.

오케스트라 이미지
세계가 주목하는 일본 문학계의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로 일본 문학이 주는 파격과 독특함, 전혀 색다른 사랑 이야기로 신선한 충격을 주며 한국의 독서광들의 주목을 받은 무라카미 하루키. 이후 <먼 북소리>, <해변의 카프카>, <태엽 감는 새>, <댄스댄스댄스>등 뻔하지만 다시 보게 되고, 전혀 생각지 못한 다양한 시도뿐 아니라 <도쿄 기담 집>같은 단편집으로 짧은 호흡의 글이 가지는 속도감과 뛰어난 완성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의 문학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클래식’과 ‘재즈’. 실제로 오랜 음악광이기도 한 그는 음악 마니아답게 작품 속에서도 그 애정을 듬뿍 담아내고 있다.

※다감이가 추천하는 작품:<도쿄기담집>
도쿄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만 봤다면, 독특한 소재와 기이한 이야기가 매력적인 <도쿄 기담 집>을 추천한다. 우연한 일로 누나의 병을 알게 된 조율사, 인생에서 꼭 만나게 되는 세 명의 여자 중 한 명을 만난 남자, 원숭이에게 이름을 도둑맞은 여자 등 ‘도쿄’라는 실제 공간 안에 ‘기이한 이야기’가 벌어진다는 기막힌 설정이 묘한 볼거리로 다가옴과 동시에 실제 주변에서 일어날 것 같다는 착각으로 현실성을 불러일으킨다.

동심 아닌 동감,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연 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가 나타나기 전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전유물이자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붉은 돼지>, <원령공주>,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미래소년 코난> 등 가볍게 보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꽤나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인간세계에 대한 이색적인 통찰관을 메시지로 애니메이션 이상의 감동과 진한 여운을 선보이며 모든 연령대가 볼 수 있지만 저마다 다른 감동을 느끼게 했다. 그러면서 <마녀 배달부 키키>,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처럼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난 소재도 잊지 않았다. 그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다. 마야 자키 하야오의 동반자라고 불리며 많은 작품을 함께 한 작곡가 히사이시 조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등 메인 테마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거장의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동시에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을 들려주는 두 예능인의 만남은 우리에게 경계 없는 예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다감이가 추천하는 작품:<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센과치히로

평범한 소녀 치히로 가족이 우연히 요괴들이 사는 동네에 가게 되고, 돼지가 되어버린 부모님을 되돌리기 위해 마녀 유바바가 지배하는 온천장에서 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철없던 소녀 치히로가 ‘센’이 되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고, 다양한 사람들(과 요괴)를 만나면서 점차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메인 테마곡인 “언제나 몇 번이라도(Always with me)”가 큰 인기를 끌었으며 전작에서 보여준 귀엽고 독특한 캐릭터들과 다양한 설정, 유쾌한 볼거리와 군더더기 없는 결말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2002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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