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닮음의 미학, 사진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울산여성사진가회’ -
우리의 삶은 매일매일 빠르게 변화한다. 정신없는 일상 속, 사람들은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일기로 적듯이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하는데 그 중, 사진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울산의 과거 모습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100년 전 울산, 50년 전 울산, 10년 전 울산 그리고 현재의 울산. 사진 속에서는 울산의 시대적 변화와 역사가 묻어있다. 이처럼, 사진은 한 도시의 역사를 담기도 하고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 있기도 하다.
사진의 미학을 좀 더 알아보고 싶던 찰나에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 단체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사진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울산여성사진가회’를 만나보자.
중구 오산3길 26, 소박한 동네 골목 어귀 한편에 ‘뉴비전아트센터’라는 하얀색의 세련된 건물로 들어섰다. 이곳은 울산의 몇몇 사진 단체나 관련된 이들이 사진을 배우고 작업하며 활동하는 곳으로, 울산여성사진가회의 주 활동 장소이기도 한 모양이다.
입구에서부터 후각을 자극하는 퀴퀴한 냄새를 따라 지하로 발걸음을 옮겨가니 사진을 인상하는 암실정착액의 향이었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암실에서 사진 인화 과정은 사진에 대한 신비함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외 오래된 필름 사진기부터 최신 장비, 관련 책 등 모든 물건이 사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묻어난다. 손때가 묻어있다는 것은 왠지 모를 감동까지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울산여성사진가회 회장 - 김혜경>
<울산여성사진가회의 총무&실장 - 김지영>
2009년 제1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풍경카페” 울산광역시청
2010년 제2회 울산여성사진가회 “The Focus of attention” 영상아트갤러리
2011년 제3회 울산여성사진가회 “일상” 갤러리 숲
2012년 제4회 울산여성사진가회 “일상” CK 갤러리
2013년 제5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풍경,숨쉬다” CK 갤러리
2014년 제6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Breathe-숨” CK 갤러리
2015년 제7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다움”
2015년 한일 여성 교류사진전 2015 – 후쿠오카 아시안아트뮤지엄
2016년 제8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채움” 울산문화예술회관
2017년 제9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Beyond” S 갤러리
2018년 제10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비움” 울산문화예술회관
2019년 제11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이음” 울산문화예술회관
2020년 제12회 울산여성사진가회 한일교류전 “닮음” 울산문화예술회관
사진의 세계에 흠뻑 빠지는 것을 뒤로하고, 울산여성사진가회의 탄탄한 기둥이 되어주는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두 분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김혜경 : 안녕하세요. 울산여성사진가회 회장 김혜경입니다.
김지영 : 저는 울산여성사진가회의 총무와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지영 실장입니다.
울산여성사진가회가 어떤 특색을 지닌 단체인지 좀 더 알고 싶습니다.
김지영 : 저희 울산여성사진가회는 여성만이 담을 수 있는 소재와 시선으로 남성 작가들과는 또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단순히 성별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은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전시회의 주제 ‘닮음’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김지영 : 흔히 ‘닮음’은 누군가를 닮았다, 비슷하다 등의 뜻이잖아요. “나는 우리 엄마를 똑 닮았어.”라는 말처럼요. 사진에서의 ‘닮음’은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피사체를 사진으로 찍으면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 같지만 사진 자체가 그 피사체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또 다른 방식의 ‘닮음’을 재현할 수 있답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김혜경 : 아무래도 회원들이 자주 모이지 못한 부분이 컸던 것 같습니다. 작품에 대한 피드백이나 특히 전시를 앞둔 때는 준비 과정을 같이 모여서 소통해야 원활하게 준비를 잘할 수 있거든요. 다행히 매넌 전시가 있을 때마다 다음 전시회 구상을 미리 해왔고, 주제와 전시 기간이 정해지면 그 시간 안에 작가분들 자신이 구상했던 사진들을 찍어오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었어요.
일본 사진 단체와 전시회를 같이 연다고 들었어요.
김지영 : 네, 일본 아마추어 사진 단체와 꾸준한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두 단체 모두 나라를 대표하는 완전한 프로작가는 아니지만, 그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문화예술로 다른 나라와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작년에는 교류전을 추진하기가 참 힘든 상황이었지만 어디까지나 문화 민간 교류라 큰 고민 끝에 추진했었어요. 오히려 언론에서 이럴 때일수록 민간 교류가 더욱 이루어져야 한다는 호평을 받아서 참 다행이었지 뭐예요.
울산여성사진가회의 향후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혜경 : 회장으로서 생각하는 목표는 지금처럼 1년에 최소 1번의 전시회를 여는 것이고, 회원들의 개인전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 모두가 경력 유무에 상관없이 항상 사진을 배우는 자세로 임해줬으면 해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도 하잖아요? 이미 배웠던 수업이라도 재수강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 울산여성사진가회만의 큰 장점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2020년, 울산여성사진가회의 이번 ‘닮음’ 전시회는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총 11명(한국 8명, 일본 3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닮음’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토대로 자신만의 감성과 삶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로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아래에 전시작품 몇 가지를 함께 소개한다.
<박외득-37.5>
<정주연 – 우리 사이의 거리>
<Urataki - Final Destination>
<Horiuchi –인상>
<김지영-WONDER LAND>
<김혜경 - 낮과 밤>
<김정옥 - under neath>
울산여성사진가회는 2009년 처음 창단되어 전시 중심의 프로젝트 성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3~4년 정도 후부터 전문단체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한다. 회원들은 사진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오래전부터 자신의 직업과 병행하면서 사진 활동을 하는 분들이다. 프로작가는 아니지만, 마냥 아마추어도 아닌 더 특별한 가치를 지닌 존재랄까. 매년 다른 주제의 전시회를 열어 기존의 사진문화에 색다른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의 행보가 울산 문화예술계의 역사에 찬란한 한 줄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