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야기

언택트로 향유 하는 문화예술

-예술을 품은 라디오-

코로나19로 인해 황량한 바람만 일던 문화예술계가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은 언택트(Untact) 방식으로 다시금 꽃피우기 시작했다. 언택트란, ‘접촉하다’를 뜻하는 ‘contact’ 에 반대를 뜻하는 접두사 ‘un’을 결합한 신조어로,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소비, 교육, 생활 등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집 밖을 나가지 않고서도 다양한 문화 문화예술 생활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게 됐고, 비용을 들여 직접 공연장을 찾아가야만 즐길 수 있었던 문화예술계의 문턱도 많이 낮아졌다.

이에 울산문화재단에서도 언택트로 문화예술을 향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 옛날 아날로그 감성 그득한 ‘라디오’의 세계에 푹 빠져보는 시간, 지금부터 ‘예술을 품은 라디오’를 소개한다.

▶ What is ‘예술을 품은 라디오’

‘예술을 품은 라디오’는 음원, 영상 등의 방송형태로 제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지역 라디오 방송으로 송출하여 시민에게 다가가는 코로나 대응 특별 사업이다. 울산 지역 문화‧예술인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서류접수와 심사 기간을 거쳐 총 21개의 팀(개인 7명, 단체 14명)을 선정했다.

본격적인 방송 제작은 6월 초부터 한 회차 당 편집과정을 거친 12~15분 정도의 분량으로 매달 두 편씩 진행될 예정이다. 그 후, 6월부터 9월까지 총 8회 송출될 예정이며, 제작과정 및 라디오로 표출할 수 없는 시각적 예술 분야들은 재단 유튜브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 How about 사전 간담회

지난 5월 22일, 선정된 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사전 간담회가 아르코 공연 연습센터 대 연습실에서 열렸다. 진행 과정은 사업설명회 및 TBN 교통방송 홍보 관련 인터뷰, 그리고 ‘예술을 품은 라디오’를 위한 예고편 영상촬영으로 이루어졌다.

국악, 인디밴드, 디제잉, 시각예술, 문화기획 등 각 분야부터 연령층까지 다양한 팀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보니, 울산 문화예술계의 미래를 책임질 숨겨진 보석들을 발굴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각자의 팀을 소개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통해 훗날 협업을 도모하기도 하며 참가팀 모두가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적인 자세로 간담회에 임해주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창작국악 분야 단체 ‘풍류365’와 DJ 공연 단체 ‘로이랑’ 팀과 짧게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
‘로이랑’ 대표 이제윤

안녕하세요, 이제윤 대표님. ‘로이랑’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반갑습니다. 저희 ‘로이랑’은 전자음악을 다루는 DJ 공연을 필두로 다양한 축제 기획 및 공연을 하며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현재 UBC 라디오에서 ‘로이사운드’라는 코너를 10년째 진행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울산 시민분들께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예술을 품은 라디오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작년부터 문화재단 사업들을 많이 도전하고 접했었기 때문에 예술을 품은 라디오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어요. 특히 저희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디제잉으로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시민들에게 라디오로 풍부한 예술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울산은 문화예술 활동을 하기에 어떤 환경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어려운 부분이 꽤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색해하고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서울은 페스티벌도 많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수요가 높은데 울산은 그런 것들이 많이 적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관객이 좋아할 만한 공연을 제작하긴 하지만 반응이 좋지 않을 땐 조금 속상할 때도 있죠. 그래서 저희는 호응하는 방법이나 이런 어색한 점들을 많이 타파할 수 있는 분위기의 공연을 많이 제작하고 있답니다. 저희가 울산 시민분들께 먼저 다가가야죠.

예술을 품은 라디오에는 어떤 공연을 보여주실 예정인가요?

국악, 울산시가리믹스, 미스터트롯, 내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깜짝 선물준비, 울산 큰애기송 리믹스 등 8개의 콘텐츠를 준비했고, 이 중 가장 좋은 것을 선정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디제잉은 소재의 한계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가요, 트로트, 8090 등의 어떤 소재도 콘텐츠로 만들 수 있어서 라디오에서도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디제잉도 올림픽이 있어요. 예술인으로서 우리나라 대표가 되어 올림픽을 다녀오는 것이 개인적 목표이고, 기획일도 맡고 있기 때문에 정말 재밌는 것, 색다른 소재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울산문화예술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인터뷰
풍류 365, 이유나 대표/정정윤 기획담당자

반갑습니다. ‘풍류365’라는 단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이유나 : 저희는 울산에서 유일한 전통가곡을 기반으로 한 창작국악 단체입니다. 요즘은 실내악 위주의 단체들이 많은데, 타악기나 신시사이저를 사용하지 않고 가야금과 관악기만으로 잔잔하고 풍부한 음악을 전하고자 합니다. 요즘은 다들 너무 바빠서 삶의 여유가 없는 편이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힐링의 존재가 되어드리고자 이런 색깔을 담아 창설하게 되었어요.

좌) 이유나 대표

팀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정정윤 : 작곡가 1명, 클라리넷 1명, 가야금 3중주, 가객 1명으로 총 6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객은 전통가곡이라는 정가를 부르는 사람을 말하는데 저희 대표님의 전공이세요. ‘정가’라는 장르가 엄청 생소하시겠지만, 사실 정가는 유네스코지정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보전 가치가 있는 분야랍니다.

우) 정정윤 기획담당자

‘정가’가 이렇게 대단한 분야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이유나 : 원래는 저도 가야금으로 시작했다가 정가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10살 때부터 정가를 배워나갔어요. 너무 희소한 분야라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풍류365’라는 팀을 만나면서 요즘 제 일에 가장 큰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수입을 바란다기보다는 지금이 너무 재밌고, 어렸을 때부터 몸담아 왔기 때문에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운명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정정윤 : 네. 정말 너무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저희가 2019년에 창설된 신생단체다 보니까 그동안 신청했던 모든 공모사업이 불발되었다가 ‘예술을 품은 라디오’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뻤답니다. 또, 코로나19의 상황으로 마련한 이 사업을 통해 시민들과 더 가깝게 만날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가 저희와도 같았다는 점이 더욱 끌렸달까요.

그동안 국가적 위기상황 때문에 아껴두어야만 했던 이들의 훌륭한 재능이 다시 빛을 발하게 될 멋진 순간을 기대해본다.

▶ How about MOU 협약 체결

5월 25일에는 울산문화재단과 ‘TBN울산교통방송’이 함께 울산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MOU 협정을 맺기도 했다. ‘TBN울산교통방송’ 측은 선정된 문화 예술팀에게 촬영 방향성 제시 및 방송 장비, 장소 지원과 8회의 방송분을 송출하여, ‘예술을 품은 라디오’ 방송 제작 및 송출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 Why Radio

최근 언택트 문화가 형성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영상 매체는 이미 국내외 유명한 문화예술 단체들의 수많은 공연과 프로그램들로 넘쳐나고 있다. 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울산 시민에게 좀 더 널리 알려질 수 있고, 시민들도 몰랐던 울산 내의 예술인들이나 문화행사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라디오라는 음성 매체에 중점을 두었다. 요즘 뉴트로(New-tro) 열풍에 빠져 1980~90년대를 주름잡던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자 라디오를 찾는 층이 다시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라디오 송출 형태는 감염 예방을 철저히 지속해나가면서 문화생활을 계속 영위할 수 있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캠페인의 취지와도 잘 맞는다.

‘예술을 품은 라디오’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또는 그 주간에 TBN울산교통방송(104.1MHz)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문화예술로 치유한다.’라는 주제로 지친 울산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이렇듯, 문화예술은 ‘언택트콘텐츠’처럼 접근 방식만 달라지고 있을 뿐, 언제나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있다. 문화재단은 지금처럼 국가적 위기나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에도 구속되지 않고, 울산 시민들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뜻깊은 문화예술 사업에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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