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칼럼

지역문화 진흥 기본계획에 대한 지역의 준비와 접근법

김영현 (지역문화진흥원장)

힘내라!울산문화예술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방역물품 전달 울산문화재단

“모두를 포용하는 문화. 문화로 혁신하는 지역”의 기치를 내걸고 제2차 지역문화 진흥계획 기본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자치, 포용, 혁신의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 지역문화 진흥계획은 내가 만드는 지역문화, 모두가 누리는 지역문화, 사회를 혁신하는 지역문화를 중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자치

    모든 영역이 관치에서 자치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지역민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과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현명한 선택과 실천을 위한 다양한 구조와 담론의 방식들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 포용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배제당하지 않는 사회를 꿈꿉니다. 배제와 차별은 너무나 많은 이유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차이를 차별로 해석하지 않고 차이와 다름을 창조적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인식하는 출발선으로부터 포용사회를 꿈꿔야 합니다. 그럴 때 다양성은 가능성으로 우리들의 일상에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 혁신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사회의 이슈와 문제들에 대응하는 문화적 해법들을 등장시켜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자원과 문화적 가치들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문화적 역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위의 세 가지 주제는 지역이 자기특성에 맞는 계획을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데 있어 핵심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방향을 잡는데 지역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내용이기도 합니다.

주제를 통한 사업의 방향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역분권의 시대에 어떻게 협력하고 연대할 것인가?
  • 기초와 광역시와 광역도의 역할과 임무는 어떻게 세워질 것인가?
  • 그 안에서 국가문화정책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를 현장과 논의하고 답을 찾아 나가야 할 때입니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의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잘하는 곳을 지원하는 일반적 방식을 넘어서야 할 이유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잘하는 곳보다 필요한 곳에 지원하고 부족함을 채워 균형적 발전과 균형적 삶이 가능한 지역문화의 대안들이 등장해야 할 때입니다. 인구소멸지역이 이야기되는 시대입니다. 인구소멸은 문화적 소멸과 연동됩니다. 그전에 문화적 균형감을 만들어 가는 국가와 지역의 역할이 필요함을 절감합니다.사람의 편중은 인구의 편중으로 나타나고 인구의 편중은 예산과 자원의 편중으로 나타나고 그런 과정은 어딘가는 붕괴하고 소멸 될 것이란 수순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다른 대안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

문화를 통한 포용적 사회구현을 위한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정책으로 현장을 응원하고 지지해야 합니다.

아직은 사회적 담론이 약하긴 하지만 이제 곧 사회적 욕구와 변화의 프레임 속에서 등장하게 될 문화안전망은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 출발하는 삶을 기반으로 하는 포용과 혁신 그리고 자치의 원리가 적용된 사회에서 가능할 것입니다.

일상이 문화가 되고 지역이 토대가 되는 사회를 꿈꿉니다.

일상은 관계 속에 존재합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만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모든 유·무형의 존재들 속에 있습니다. 그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문화이고 문명이라 생각합니다. 예견하기 어려운 많은 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들이 만들어 온 지난 시간이 오늘에 답신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연이 주는 답신에 우리는 우리의 태도와 행동으로 답해야 합니다. 태도와 행동은 생각을 통해서 형상화됩니다. 그 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우리의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그 현상은 내가 살고 있는 현장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그것이 지역이고 마을입니다.
그 마을은 오랜 시간 사람들의 흔적이 담고 있는 서사로부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서사에 인간적 삶의 품격과 미래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삶 속에서 관계를 정돈하고 지역적 삶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야 할 시기입니다. 문화정책에서 지역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밀집된 인간사의 구조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질주하던 시간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급자족의 공동체가 무너지던 시간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생산구조에 대한 진화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지만 이런 과정과 결과는 참혹한 시간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최소한의 거리와 관계망이 필요해지는 시기입니다. 지역은 그것을 가능하게 할 토대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역 스스로가 자기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찾아가는 시간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동안 공동체는 관심과 취향 공동체가 주를 이루는 것 같았습니다.하지만 여전히 지역에서는 마을단위의 공동체성을 강하게 유지하며 더불어 사는 삶이 가능하단 것을 뚝심 있게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 저변에는 우리 민족성이 중요한 중심을 잡고 있었습니다.

▲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우리 안에 있던 흥과 해학과 서로 돌봄의 관계가 일상에 존재하게 하는 것이 문화정책과 행정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기계적으로 춤과 음악과 그림을 배우던 학습의 시간이 오히려 독이 된 경험이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우리의 흥과 멋을 되살리는 일이 문화정책을 통해서 일상화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런 활동이 어떤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가졌는지 증명하는 시간에 대한 요구를 성실히 수행 해 나가야 합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경제적 활동이 아닌 문화가 사회작동 원리라는 기본적 개념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도래했다고 봅니다. 이는 중앙과 지역의 협력과 성찰로부터 가능한 일임을 잊지 않고 연대하고 협력하는 지역이 되고자 노력하길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 필자소개

    김영현 지역문화진흥원장은 "당신도 예술가"를 중심으로 한 예술과 일상의 결합을 추구해 왔다. 또한 일상과 삶의 변화를 지역현장으로부터 만들어 가는 시간을 보내오다 현재는 문화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연대를 추구하며 공공영역의 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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