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야기

힘들 때 극적인 예술이 탄생한다

2020년 2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한민국 전국을 뒤덮었다. 사태는 심각단계로 격상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피하게끔 하였고 이는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다양한 직군에 큰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알다시피 문화예술의 장르는 사람과 사람의 소통 그리고 현장에서 느끼는 생생함,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보고 몸으로 느끼는 오감을 자극해주는 문화생활이다.

이에 재단에서는 비록 많은 수량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예술인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방역물품으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울산예총과 민예총에 전달하였다. 또한 코로나19로 위축되어 있는 지역 문화예술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공모를 추진하여 비대면예술창작활동 지원, 문화예술교육아이디어 공모, 문화가 있는 날 '예술을 품은 라디오' , '청년아카이빙프로젝트의 4개 분야로 총 2억 5,500만원의 예산규모를 편성했다.

아울러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관하는 예술인활동증명 등록을 지원하고자 대면창구를 개설․운영하는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다소 완화되어 아르코공연연습센터@울산 2층에 마련된다. 예술인활동증명 등록을 위한 절차,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으며 운영기간은 4월 28일 부터 5월 29일까지 1개월간 진행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피해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자 모색 중이다.

인터뷰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문화예술인들의 근황과 대처 상황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울산미술협회장 김봉석 회장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제20대 울산 미술협회장 김봉석이라고 한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예를 전공했고, 미술협회 이사, 분과위원장, 부회장을 거쳐서 지금의 회장 자리의 직무를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술협회의 현 피해 상황은 어떠한가?

미술협회의 모든 사업이 중단되고 하반기로 밀렸다. 일부는 축소, 변경되었다. 울산의 가장 권위 있는 등용문 중 하나인 울산미술대전은 애로사항이 많아 올해의 출품 수는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피해는 미술협회 회원을 포함한 미술인들의 생계다. 보통 전업이라고 규정을 짓는 것은 온전히 작품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은 많이 없고, 수업을 병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시는 분들까지를 전업으로 봅니다. 대부분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수업이 모두 중단 되어 당장 생계의 부분에서 많이 힘들어한다.

협회 인원이 600명 정도인데 이 중 상당수(약 250명 이상)는 수업이나 제자 육성을 통해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다. 수업을 가르치면서 작품을 내는 분들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하시는 분) 3월부터 수입이 없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갤러리 자체도 작업이 중단되어 컬렉터들이 오지를 않으니 작품이 매매되기는 더욱 어렵다. 작가분들의 개인전도 모두 취소되고 쉽게 말해 앞 뒤 출구가 없는 상황이다.

미술협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울산시, 문화재단, 정부 기관 등에서 코로나 대책이나 피해대책 부분들에 대해서 공문이 내려오는 대로 최대한 회원들한테 신속하게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울산지회다보니 한국미술협회에서 내려오는 대응 방안이 있더라도 전부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울산예총이나 단위협회들끼리 정보를 모으고 공유해서 예술인들 간의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이 또 닥쳤을 때를 대비해 문화예술인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몇 년 전부터 시행됐던 예술인 등록부터 꼭 하기를 바란다. 국가적 재난사태가 발생될 때 예술인들의 어렵고 힘든점들이 데이터화 되어야 정부에서 예술인들을 위한 복지를 시행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등록되어지지 않으면 그 많은 예술인들을 우리가 어떻게 알고 지원해주나? 많이 등록해주셨으면 좋겠다.

문화예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힘들 때 새로운 예술이 탄생한다. 예술인들은 생계에 있어 대부분 부족할 때가 많았지만 예술인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많은 역경과 고난들을 잘 이겨내 왔다. 지금처럼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항상 기관과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라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터뷰
국악실내연주단 파래소, 황동윤 대표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공연들이 미루어지거나 취소되었다. 파래소 공연단도 피해가 클것인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개인연습외에 단체 연습은 거의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외에 있는 사람들과는 전혀 만날 수가 없어서 연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원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지역의 연주자들하고 프로젝트팀을 구상중이고 사태가 조금 진정되면 작품준비를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피해로 지원혜택을 받고 있는가? 만약 지원받고 있다면 모르시는분들에게 어떻게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

사실 예술인을 위한 지원혜택은 거의 없고 받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꼽아보라면 개인적으로는 울산시에서 지원하는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코로나 정국이라 원래보다 일찍 지급 받아서 도움이 되었다. 한국예술인 복지재단에서도 코로나 관련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활안정자금, 창작지원금 등의 지원사업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방향은 어떤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예술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사태가 빨리 정리되길 바라는 것 외에 딱히 개인이나 단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활동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할 수 있는 선에서 개인연습, 창작 활동을 유지하려고 한다.

아마 많은 예술가들이 경제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오랜 기간 예술 활동을 하지 못해 사회적 우울감을 느끼고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위로하면서 이겨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예술이 없는 자가격리를 생각해보라” 이렇듯 예술가의 자부심을 가지고 힘든 시기 버텨내시길 바란다.

파래소 공연단의 공연 모습

파래소 공연단의 공연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요즘, 집에서 자신만의 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최근에 부쩍 늘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이렇듯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 본능적으로 문화예술을 찾으려 한다. 르네상스 시대 유명한 화가 한스 홀바인이 그린 “죽음의 무도”가 흑사병이 창궐한 유럽의 시대를 그렸듯 16세기의 어려운 시대에서도 예술은 끊임없이 탄생해왔고 지금도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문화예술은 사람과 함께 시대를 살아가고 함께 어려움을 겪어 나갔다. “작금의 문화예술(인)은 무엇보다 먼저 불신과 불안함이 바이러스처럼 창궐한 현실에서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문계봉 시인의 말처럼, 고통과 상처를 분담하여 서로 희망을 불러일으킨다면 어려움 속에서 또 다른 문화예술이 꽃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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