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칼럼

2020년 제3차 (재)울산문화재단 직원 채용을 진행하며

최승연 (울산문화재단 기획경영팀)

채용의 시작 - 그 무게감

채용은 사전심의위원회, 협의과정, 채용공고, 필기시험, 면접시험, 최종 발표의 순서로 진행된다. 채용을 시작하며 가장 처음 한 일은 이전 채용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1차와 2차 채용 과정을 확인하며 어떤 순서로 가야할지 그 발자취를 찾았다. 그리고 관련 법령을 확인했다. 공공기관의 채용과 관련한 법령이나 가이드라인, 지침만 해도 최소 10여개는 되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번 채용도 이전처럼 공정하고 엄정하게 채용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되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명시)에 대비하여 안전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무엇보다 이 시국에 더욱더 좁아진 취업문을 뚫어보려는 취업준비생의 마음 하나하나가 느껴져서, 그리고 그들의 인생의 무게가 느껴져서 내가 느끼는 이 무게감보다 더 큰 부담감을 가지고 지원할 지원자들을 잘 맞이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3차 채용의 경우 바급, 연구직, 사업별 채용 이렇게 크게 3가지 채용 분야로 진행하였고 바급 2명, 연구직 1명, 총 4개 사업별 채용 인원 각 1명씩 총 7명의 합격자를 뽑는 것이 목표였다. 특히 사업별 채용의 경우 사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채용 적격 여부를 확인한 뒤 채용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채용 계획을 수립하는데도 다양한 직급의 채용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았다. 게다가 연구직은 재단 설립 후 처음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라 더 신경 쓰였다. 그래도 채용 계획을 만드는데 있어서 서류 반환 등 응시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알려주고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특히 채용과정에 있어서 응시자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정함과 엄정함을 보여줄 수 있는 과정을 거쳤고, 채용과 관련 있는 모든 직원에게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 금지’ 서약서를 받았다. 공고문에도 첫 페이지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응시자들의 균등한 취업기회를 보장한다는 안내 문구를 넣어 매 채용 과정에서 나 스스로 이런 과정을 지켜가야 한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했다.

2020년 7월 23일, 첫 공고가 올라가고 늘어나는 클릭 수. 공고가 올라가고 1주일 후 재단 누리집 채용 공고 조회수는 1,277회에 달했고, 울산광역시 누리집 166회, 나라일터 994회에 이르렀다. 그리고 각종 채용관련 카페 등에 올라간 채용 공고까지 합하면 수천 회의 클릭이 있었을 것이다. 8월 3일 저녁 6시, 접수 마감이 되고 최종적으로 바급 105명, 연구직 4명, 사업별 채용인원 46명으로 총 155명의 지원자가 접수를 완료하였다. 바급 정규직의 경우 52.5대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보여줬다. 좋은 지원자가 더 많이 채용 공고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재단 누리집, 울산시 누리집 뿐만 아니라 나라일터, 클린아이 잡플러스,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관련 채용 게시판에 최대한 많이 공고를 올리고 홍보한 결과가 바로 저 경쟁률이지 않나 싶다. 뿌듯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많이 지원해준 지원자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이 채용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19도, 폭우도 막을 수 없었던 바급 필기시험

코로나19로 필기시험 장소를 구하기 어려웠다. 필기시험의 경우 한 장소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쾌적한 환경에서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해줘야 했고 접근성이 좋아 응시자가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실내체육관이 이런 부분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실내체육관을 가지고 있는 울산 내 수십개 학교에 연락을 돌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는 대관이 어려웠고, 가능한 학교도 이미 대관이 완료되어 최악의 상황에는 야외에서 필기시험을 쳐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도 했었다. 찾다보면 답이 나온다고 했던가. 여기저기 수소문하다보니 종하체육관에서 그 기간에 2층 공사를 진행해 1층을 필기시험장으로 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였다. 찾아가서 부탁드려서 결국 필기시험장으로 대관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대관이 어려웠지만 또 코로나19 덕분에 행사가 없어 체육관을 필기시험장으로 대관할 수 있었다. 현수막을 걸고 필기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비 소식이 들려왔다. 만약 대관을 못하고 필기시험을 야외에서 쳐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상상하기 싫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필기시험장 전경 (종하체육관), 필기시험장 내

예상치 못했던 기나긴 장마 중에 바급 필기시험일이 다가왔다. 이른 아침부터 응시자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시험 당일에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에 우리 직원들은 만반에 준비를 하고 시험장으로 출근했다. 이른 아침부터 필기시험장으로 가서 수건과 걸레 등으로 내부에 물기를 제거하고 냉방을 돌려 쾌적한 환경에서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리고 하늘이 도왔는지 응시자가 입장하는 동안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온도 체크하고 출입명부 작성하고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는 1시간은 응시자의 긴장감 때문인지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시험지와 답안지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11시 정각에 체육관 앞 스크린의 스톱워치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90분간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시험이 종료되고 차례대로 퇴실하고 나니 필기시험장을 가득 채운 긴장감도 사라지고 거짓말처럼 하늘에서는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라스트 스텝

필기시험 결과 발표와 함께 면접일정도 잡혔다. 지원자에게 남은 마지막 관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면접위원으로 모시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지원자가 가진 역량을 다 보여줄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했다. 가능하면 대기시간도 줄여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등록시간도 나누고, 틈틈이 현재 면접진행상황을 알려주어 언제쯤 자신이 면접을 볼지 예측할 수 있게 하였다. 입구에 초콜릿 등 간식과 음료를 두어 지원자에게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했다.

필기시험장 내

긴장감에 몇 번이고 화장실을 왔다갔다하고, 물을 마시고, 눈을 감고 명상하는 지원자들을 보며 초심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채용과정에 지원 나온 직원 중에 최근 2차 채용에서 합격했던 직원들도 있었다. 그들도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내가 여기에 있구나. 물어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채용 과정에 자기가 실수할까 봐 걱정도 많이 했다. 그래도 이런 과정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바쁜 와중에도 지원해준 우리 신규 직원과 선배 직원에게 다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덕분에 무사히 이 마지막 과정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 혼자서는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로운 직원을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점에는 최종 합격자 발표만 하고 등록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제 곧 합격자 등록을 진행하고 새로운 업무를 시작할 신규 직원들과 함께 울산 지역의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갈 것이다. 그들의 이 채용 과정에서 보여줬던 열정과 의지를 계속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면 예술인들의 꿈이 펼쳐지고 문화의 품이 더 넓은, 일상에서 시민이 문화예술로 행복해하는 ‘문화복지 도시’ 울산을 구현하는 데에 한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채용에 지원한 모든 지원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그들의 앞날에 화려한 조명만 비추길 바란다. 끝으로 곧 있을 4차 직원 채용에도 많은 분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

  • 필자소개

    재단법인 울산문화재단 최승연 주임은 기획경영팀에서 채용, 급여, 청사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학 시절 ‘뜬구름 연구소’에서 뜬구름만 잡다가 울산 지역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큰 구름을 잡기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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