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칼럼

‘울청아티스트’ 청년예술가들의 낯선 작업에 주목하다

심다혜 (울산문화재단 예술지원팀)

울산 청년을 위한 예술지원

울산문화재단(이하 재단)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의 예술 창작 활동을 장려하고 안정적 창작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울산예술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은 ‘생애처음-청년예술 지원’과 ‘울청아티스트 지원’이다. 두 사업은 청년예술가들의 예술 경력 주기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생애처음-청년예술 지원’은 공공지원금 수혜 경험이 없는 청년예술가들의 예술 장(Field) 진입을 위한 경험을 지원한다. 지난해 울산문화예술지원사업 개편을 위한 토론회 및 자문회의를 통해 올해 처음 시행된 사업으로, 생애 ‘첫’ 지원을 통해 지역 예술계에 정착을 장려하고자 신설됐다. ‘울청아티스트 지원’은 단기 예술경력을 보유한 청년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활동 경력이 있는 청년예술가들이 울산 내에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들이 유망예술가로서 지속성 있는 예술활동을 전개하도록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제공한다. ‘울청아티스트 지원’은 2013년부터 울산시에서 추진하던 ‘신진예술가 지원’을 모태로 한다. 재단 설립 후 재단으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2018년부터 ‘울청아티스트 지원’으로 사업명을 변경했다. 예술계에 새로 나서는 사람을 뜻하는 ‘신진예술가’에서 울산 청년 예술가를 의미하는 ‘울청아티스트’로 사업 대상 범주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이다.

올해의 울청아티스트

'울청아티스트 지원'으로 해마다 13명 내외의 청년예술가가 선발되어 본인의 예술적 역량을 펼쳐왔다. 올해는 14명의 예술가가 울청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탐구하고, 자기만의 낯선 작업을 실험하고 도전한다. 14인 14색, 올해 울청아티스트들의 개성 넘치는 창작 작업을 주목해 보자.

<2020 울청아티스트 현황>

구분 분야 성명 사업명 유형
1 문학 권은정 역사동화 그림책 발간 “나는 달항아리야” 발간
2 시각예술 김철민 사랑의 형태 part2 전시
3 시각예술 양우창 예술기반 키움 프로젝트 전시/비평매칭
4 시각예술 이신영 잿빛 사이 푸른빛2 아카이빙/전시
5 시각예술 전백진 전백진 조각작품 개인전 전시
6 시각예술 김소형 Art Project 2020 전시
7 음악 이지윤 테너 이지윤 독창회 역량강화/공연
8 음악 김효은 합창으로 함께하는 세계여행 공연
9 음악 최선주 소프라노 엘리사 최와 함께하는 클래식 여행 공연
10 전통예술 김진아 판소리하는 김진아, 열정담기 공연
11 전통예술 이지훈 국(國)힙(Hip) 역량강화/공연
12 전통예술 전유정 코리아 인 울산 역량강화/공연
13 전통예술 이영미 전야(前夜) 전통, 야망을 품다 역량강화/공연
14 전통예술 조은아 청춘고사 역량강화/공연
김진아(국악, 판소리)

소리꾼.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를 이수했다. 울청아티스트 지원을 통해 정통 소리꾼으로서 역량을 다지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예술가로서 자신만의 창작곡 레퍼토리를 만들었다. 지난 6월, 김진아의 창작곡 4곡을 발표한 <판소리 하는 김진아 열정담기>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뮤직비디오 형식의 녹화공연으로 제작되었다. 각각의 곡들은 음원으로도 발매되어 음원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다.

<판소리 하는 김진아 열정담기>

1. 스윙춘향 - 작곡: 구지영, 작사: 김진아
2. 사랑이란게 무엇이냐 - 작곡: 이충재, 작사: 김진아
3. 국악하길 다행이야 - 작곡: 진주백, 작사: 김진아
4. 밤바람편지 - 작곡: 진주백, 작사: 김진아

<판소리 하는 김진아 열정담기> 영상 보기(클릭)
이지훈(국악, 연희)

2년차 울청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전통연희 연주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기며 결합하기를 좋아한다. 올해는 우리 문화의 멋이 담긴 전통연희와 힙합(Hip Hop)의 결합을 시도한 공연, <국(國)힙(Hip)>을 지난 8월 J아트홀에서 선보였다. 작년 첫 쇼케이스 “나빌레라” 무대를 조금 더 확장시킨 이번 무대에서는 힙합 외에도 재즈(JAZZ) 창법을 접목한 창작곡을 선보였다. 특히 장구 구음을 말로 옮긴 국악콜라보 랩으로 관객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국(國)힙(Hip)> 중 ‘SIGN’ 영상 보기(클릭)
이지윤(클래식, 성악)

울산,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성악가. 자신이 가진 음악성과 음악적 철학을 공연으로 풀어내고, 음악가로서의 내면적 성장을 이번 활동의 목표로 삼았다. 지난 9월 10일, 독창회를 열어 60분가량의 열띤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테너 이지윤 독창회>

V. Bellini La farfalletta (나비) 외 2곡
G. Mahler Lieder eines fahrenden Gesellen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G.F. Händel Oratorio Messiah 中 Comfort ye my people, Every valley shall be exalted
(내 백성을 위로하라, 모든 골짜기 높아지리라)
G. Donizetti Opera L'elisir d'amore 中 Quanto e bella quanto e cara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 외 2곡
손한묵 Der Brief in meinem Herzen (내 마음의 편지)

권은정(아동문학)

아동문학 작가로, 전통문화 콘텐츠를 스토리텔링한 영유아 독자를 위한 그림책 <나는 달항아리야>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10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

<나는 달항아리야>

이 책은 조선시대 도공의 손에서 태어난 백자가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면서 사람들 마음속에 달처럼 희망과 소망을 들어주는 도자기가 되어가는 내용을 담았다. 백자 도자기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 “안녕, 나는 달항아리야”는 오디오북으로도 제작되어 네이버오디오클립에서 들을 수 있다. (글/그림 권은정)

<나는 달항아리야> 오디오북 듣기(클릭)
이신영(시각예술, 영상)

영상 작가. 일상에 존재하지만 관심 가지지 않던 주변의 이야기 속에 내제된 사회적 문제들을 영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울산’, ‘바다’, ‘해양쓰레기’를 키워드로 장생포 지역의 ‘해양정화작업자’ 직업군에 대한 다큐 영상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년 울청아티스트 지원으로 제작한 영상을 보완하여 새로운 다큐 영상으로 완성할 예정이다. 다큐 상영회는 11월 중 개최되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바다(해수욕장) 인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잿빛 사이 푸른빛> 시놉시스(Synopsis)

우리는 때때로, 아주 많이 관계를 망치곤 한다. 자연과의 관계도,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고려하지 않을 때, 배려하지 않을 때 그것이 켜켜이 쌓여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쉽게 만들곤 한다. 이번 다큐는 그런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백진(시각예술, 조각)

조형예술가. 다양한 금속을 소재로 한 조형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금속파이프를 자르거나 엮어서 변형, 재결합하는 방식을 활용해 작품 주제에 맞게 형상을 제작하고, 실내는 물론 야외까지 전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특선, 한국구상조각대전 특선, 창원시 창동테마조형물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조각작업의 특성상 수도권, 강원, 대전, 경남, 울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전개해 왔다. 오는 11월, 다섯 번째 개인전 <전백진 조각작품 개인전>을 울산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양우창(시각예술, 설치)

시각예술 작가 겸 전시기획자. 울산 내 작가들의 창작활동 거점 인프라 부족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다양한 예술 기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양우창의 <예술기반 키움 프로젝트>는 울산의 취약한 예술 인프라로 인해 대다수의 전시들이 비평의 단계를 거치지 못하는 지역 미술계 현실에서 출발한다. 전시를 관람하는 일반인들이 평론가가 되어 작가와 관람자 간의 접점을 만들고, 비평적 담론을 쌓는 것이 목적이다. 미술 비평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새로운 미술관람 문화를 실험하는 전시 프로젝트는 11월에 열릴 예정이다.

김효은(클래식, 합창지휘)

합창지휘자. 여러 사람이 하모니를 이뤄가는 합창의 과정에서 지휘자는 서로 다른 소리를 모아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낸다. 지휘자 김효은은 올해 울청아티스트 지원을 통해 프로젝트 합창단을 직접 기획, 모집하고, ‘세계여행’을 테마로 한 연주회를 준비 중이다. 유럽, 아프리카, 미국, 한국 등 다양한 나라의 합창곡을 선보이는 연주회 <합창으로 함께하는 세계여행>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녹화공연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김철민(시각예술, 공예)

공예작가. 2007년부터 개인전, 그룹전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공예대전을 비롯한 국내 다수 공예대전에서 수상한 바 있다. ‘사랑’에 관한 작가의 예술관을 담은 전시회 <사랑의 형태 part2>는 12월, 태화강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유정(국악, 해금)

해금연주자. ‘국악그룹 세악시’, ‘해.가 떴네’ 단원 및 국악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울청아티스트 지원을 통해 조선시대 풍류음악 중 하나인 ‘가곡’에 주목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개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절제의 미와 긴 호흡이 매력인 ‘가곡’을 ‘해금병창’으로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가객(歌客)’이 되어 절제 넘치는 무대를 선사할 전유정의 <코리아 인 울산>은 12월 중 만나볼 수 있다.

최선주(클래식, 성악)

‘엘리사 최’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클래식 음악의 고장 이태리에서 유학하고 2009년 귀국했다. 이후 다수의 오페라 및 뮤지컬에 출연, 교육기관 출강 및 합창단 지휘 등 지역 예술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별히 올해는 획일적이고 단순 반복적인 클래식 연주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클래식 음악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 <소프라노 엘리사 최와 함께 하는 클래식 여행>은 12월 8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소형(시각예술, 회화)

서양화가. 2년째 울청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작년에는 개인 역량강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보다 확장되고 발전된 형태의 작업을 통해 개인전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로 유화작업으로 해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공동 작업실에서 유화작업이 어렵게 되면서 아크릴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김소형 작가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작업 방식을 나름대로 찾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올해 작업의 과정을 담은 개인전 <Art Project 2020>은 12월 말 성남동 아트스페이스 그루에서 개최된다.

이영미(국악, 연희)

전통연희 연주자. 청년 예술가로서, 여성 연희자로서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다. 2017년 신진예술가로 선정되어 개인 역량을 다지는 기회를 가졌고, 올해 울청아티스트 지원으로 첫 개인 공연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꾸준함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으로 울산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성장하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특정한 날의 전날, 또는 시기를 칭하는 ‘전야(前夜)’를 주제로, 본인의 음악적 야망을 과감히 드러낼 공연 <전야(前夜) 전통, 야망을 품다>는 11월 28일, J아트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조은아(국악, 연희)

일찍이 지역 풍물예술단에 입단하여 다년간 전통음악 활동을 지속해온 전통연희 연주자. 그 중 2016년, 당시 활동 중이던 풍물단원 소속으로 참가했던 아비뇽 페스티벌(Festival d'Avignon) 경험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아비뇽 이후 기능적 연주에서 벗어나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편견 없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하고 실험하는 무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단체 소속의 예술활동에서 벗어나 예술가 한 사람으로서의 작업에 집중한다. 12월 중 개최될 조은아의 개인 공연 <청춘고사>는 액운을 없애는 제사로서의 ‘고사(告祀)’와 시험을 일컫는 ‘고사(考査)’의 중의적 표현을 사용해, 청년예술가의 고민과 열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상반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논하던 우리는, 이제 코로나 일상 속 예술의 운명 앞에 놓여있다. 하루 아침에 공공 공연장, 전시장이 문을 닫게 된 지금의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나만의 예술을 찾아, 낯선 작업을 시도하는 청년예술가들을 응원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 실험활동이 ‘울청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지속되길.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

  • 필자소개

    울산문화재단 예술지원팀 심다혜 대리는 지역 예술인의 안정적 창작 활동을 위한 울산예술지원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청년예술가 발굴·육성을 위한 '생애처음-청년예술 지원' 및 '울청아티트 지원', 창작 공간 활성화를 위한 ‘창작거점공간 지원’이 대표적이다. 공공의 영역과 예술의 영역 사이에 있는 예술행정가로서 예술가치를 존중하는 창작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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