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리뷰

20살 성인식을 치룬 울산문화예술회관의 성숙한 모습을 기대한다

다감이 이하영

울산문화예술회관전경

울산의 문화예술활동을 대표하는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지난 3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개관 후 무려 20년 만의 대대적인 공사에 지역 문화예술인은 물론이고 지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더구나 지난해 뮤지컬 ‘레베카’, ‘맘마미아’, ‘지킬 앤 하이드’ 등 굵직한 대작은 물론 연극 ‘에쿠우스’, ‘엘리펀트송’ 등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 등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를 선보인 직후 이뤄진 리모델링이었고, 그간 지적받아 온 문제점인 공연장 음향과 객석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리모델링 후 얼마나 좋은 작품을 더욱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 란 기대가 컸다.

공연에 최적화된 객석의자, 깔끔해진 내부에 ‘기대감 상승’

재개관 기념공연으로 울산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 뮤지컬 배우 윤공주와 바리톤 김동규를 초청해 음악회를 기획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음향상태를 자신 있게 선보였다. 공사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들여 새롭게 교체한 의자는 이전의 플라스틱으로 된 등받이보다 소리의 울림을 좋게 할뿐더러 앞뒤간격도 이전보다 넓혀 관객들의 관람 편의까지 고려했다. 보다 안락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무대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리모델링 후 깔끔한 마무리와 청소 덕분인지 공연장 내부도 무척 쾌적했다. 이후 4월에는 종합안내소를 개소하여 공연 때만 운영하던 매표창구를 상시적으로 운영해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 동안 공연일이 아니면 홈페이지나 전화 등 온라인 문의만 이뤄졌는데 이제는 온오프라인 모두 개방한 것이다. 다방면으로 리모델링한 울산문화예술회관의 모습과 호평 속에 성료된 첫 공연에 그 동안 있었던 ‘편견’과 ‘아쉬움’이 없어지게 되었다.

울산문화예술회관내부
울산에서 만나는 최고의 공연, 이제는 기대할 수 있다

나는 매년 울산문화예술회관의 다양한 공연을 관람한 자타공인 ‘공연마니아’다. 특히 좋아하는 배우나 작품이 있으면 울산 뿐 아니라 서울이나 대구, 부산 등지에서도 관람하기도 한다. 대개는 서울에서 시작해 부산, 대구를 거쳐 울산으로 돌아오는 식인지라 본의 아니게 타 지역에서 한 공연과 울산의 공연을 비교하게 된다. 가장 아쉬웠던 건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과 실력이 100% 들리지 않는 음향 상태였다. 아찔한 고음은 그래도 잘 들리는 편이나, 매력적인 중저음의 울림이 잘 들리지 않아 내용전달에도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일부 관객의 경우 대사전달이 되지 않아 공연을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내 고장 울산에서 하는 최고의 공연임에도 ‘애향심’으로 채우기엔 벅찰 정도의 공연장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아직까지 공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관객과, 그런 관객을 응대하는 부분도 조금 미흡했다. 일부러가 아니라 모두 ‘몰라서’이뤄진 실수인지라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앞서 말한 첫 공연의 기대감과 ‘이제는 나아졌을 것이란’믿음으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관람하게 되었다.

아직은 충전 중… ‘볼매공연장’으로 변신 중

전보다 나아진 음향과 배우들의 열연덕분에 공연은 완벽했다. 간간히 있던 웃음 코드와 애드리브덕에 관객들의 호응도 열렬했다. ‘공연’뿐 아니라 전보다 발전된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대관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울산문화예술회관 직원들이 로비와 공연장에 배치되어 공연도우미와 함께 안내를 도왔으며, 공연 전 시작종과 주의사항을 알리는 멘트도 나왔다. 이 덕분에 대부분 관객들이 휴대전화를 끄거나 소음을 줄이는 등 자체적으로 객석 정리가 되었다. 다만 일부 관객이 좌석을 바꿔 앉거나 음식물을 먹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이 있었지만 이는 올바른 공연문화가 정착된다면 점차 줄어들 것이라 생각된다.

공연팜플렛사진
관객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내실을 갖춘 공연장 되길

관객은 대관공연/기획공연을 구별하여 공연장을 찾지 않는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이라는 이름을 보고, 울산을 대표하는 공연장이니 그 만큼의 수준 높은 공연을 할 것 이라는 ‘믿음’으로 공연을 보러오는 것이다. 회관 개관 20주년이 지났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식을 갓 치르고 진정한 “성년”으로 거듭나는 나이다. 대대적인 시설개관, 서비스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 ‘영웅’, ‘지킬 앤 하이드 내한공연’등 대작 유치로 제대로 된 “성년식”을 치룬 울산문화예술회관의 앞으로 ‘성인으로서’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